난자 채취 후의 컨디션에 관하여
과배란주사를 맞고 두 번 정도 초음파 확인하면서 배아 이식을 곧바로 진행할 수 없다는 사실이 명확해졌다. 처음 초음파를 확인했을 때, 난소 한 쪽에 매달린 난자들이 13~15개 가량 되었다. 초음파 검사실에서 난자들이 잘 자라고 있다는 말을 들으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더랬다. AMH 11의 위엄인가! 하는 얼토당토않는 헛소리까지 지껄였으니.
두 번째 초음파를 확인했을 때는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초음파 검사를 진행해 준 의사마저 복수찰 것을 우려했었다. 당시에 난소마다 난자들이 그득그득 대략 20개씩은 매달려있었다. 담당의도 상태를 확인하고는 배아 이식을 다음 달로 미루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었다. 이미 아랫배도 묵직하고, 무거웠다. 자세를 바꿀때마다 불편함이 느껴질 지경이었다.
난자 채취 후, 병원에서는 복수가 찰 조짐이 보이면 그 즉시, 반드시 내원하라는 안내도 꼼꼼히 해주었다. 안내문에는 복잡한 말들이 많았다. 병원에 내원해야 할 상황들이 적혀있었다.
1) 하루에 2kg 이상 늘면서 배가 부르고, 숨이 차거나 소변의 양이 감소할 때,
2) 출혈이 많은 양으로 지속될 때,
3) 복통이 심해질 때,
4) 혈뇨를 볼 때 등
짝꿍은 미리 이온음료를 9통쯤 사다 놓았다. 해서 난자채취를 한 날부터 물 대신 이온음료를 들이켰다. 내 생에 그렇게 많은 이온음료를 먹어본 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매일 아침 체중계에 오르는 것도 필수가 되었다. 평소에도 아침에 체중을 확인하는 것이 루틴이었지만, 이번에는 갑작스러운 체중 증가가 어느 때보다 걱정되었다. 다행스럽게도 체중은 약 700g 정도만 늘어나는 데 그쳤다. 아랫배는 여전히 묵직했지만 배가 불룩하거나 아팠다거나 소변의 양이 줄어드는 일은 없었다. 출혈도 이틀정도만 지속된 후 그쳤다.
난자채취 후 5일 째 되는 날에 병원 예약이 되어 있었다. 담당의를 만나 체중 변화, 아랙배의 불편함 정도, 소변의 양이나 상태에 관해 이야기했더니 담당의는 '다행히 복수천자는 안 해도 되겠네요.' 라고 말했다. 담당의가 복수천자*까지 염두에 두고 있었던 걸 보면, 생각보다 걱정스러운 상황이었던 듯 한다. 그렇지만 생각보다 컨디션이 나쁘지 않아 어찌나 다행이었는지.
병원에서 나와 짝꿍과 이런 농담까지 해댔다.
"나 난자 채취가 체질이었는지도?"
속도 없지.
*) 복수 천자는 복수를 채취하여 검사를 시행하거나 복강 내에 비정상적으로 과다하게 고여 있는 복수를 제거하여 복부 불편감을 감소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합니다. 복수가 증가하게 되면 복통이나 호흡 부전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출처: 서울아산병원 홈페이지( https://www.amc.seoul.kr/asan/healthinfo/management/managementDetail.do?managementId=1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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