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39 차가운 계절 속 따뜻한 향기, 미나리전 레시피 공개 어느덧 창밖의 바람이 너무 차가워 창문을 열어두기 어려운 계절이 왔다. 간사하게도 봄이 제철인 나물들이 먹고 싶은 계절이기도 하다. 미나리는 봄을 제철로 알려져 있긴 하지만, 지금도 수확되는 미나리가 있다. 그래서 유독 봄이 생각나는 어느 날에는 미나리를 사다 전을 해 먹곤 한다. 물가에서 자라나 그런지, 헹굴 때 가끔 거머리를 만난다. 그럴 때는 움찔- 당황하곤 하지만. 식초를 넉넉히 두른 물에 5~10분 정도 미나리를 담가 두면 거머리나 벌레들을 떼어낼 수 있다. 살균도 하고. 그러고 나서 미나리를 흐르는 물에 헹궈주고, 영 시원찮은 줄기나 이파리를 떼어내 주면 깨끗한 미나리를 만날 수 있다. 이렇게 깔끔하게 손질된 미나리를 씹을 때는 시원한 향이 들이치면서 어디선가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소리가 들리는.. 2024. 11. 13. 시험관 자가주사 5일차_240926 나흘정도 시간 맞춰 주사를 놓으니 그럭저럭 익숙해진 것 같았다.오늘은 병원에 방문해야 하는 날이라 예약된 시간 30분 전쯤 병원에 도착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 속에서 초음파를 찍기 위해 대기했다. 20분쯤 흘렀을까. 나는 어느 순간 검사실 의자에 올라가 앉아있었다. 두근두근했다. 머리 위로 보이는 TV속에서 자글자글하게 난포들이 보였다. 순식간에 지나가버려 나는 그 숫자를 세지도 못하고 있는데 옆에서 담당선생님이 조용히 읊조리며 빠른 속도로 숫자를 세고 있었다. 하나 둘 셋 넷 … 열 몇개 쯤 자라난 난자의 개수를 듣고, 검사실에서 나왔다. 함께 와 준 짝꿍에게 검사결과를 덤덤하게 알려주고 나니 괜히 쫄렸다. 굉장히 다행스러운 결과였는데, 굉장히 다행스러워서 걱정이 되었달까. 20분쯤 더 기다린 후 만.. 2024. 11. 12. 처음 시험관 주사 놓은 후기_240922 나는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주사가 무섭다는 짝꿍에게 주사를 놔달라고 해도 그는 분명 "아이고 어떡해" 라며 안절부절못할 게 뻔했다. 반면에 나는 내가 생각해도 무덤덤하게 주사를 놓는 그림이 머릿속에 그려졌으니까, 정말로 나는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13시 58분이 되어 다시 한번 유튜브를 보며 주사 놓는 방법을 복습했다. 아무리 어제 교육을 받았다지만 이놈의 머리는 나이가 들어 그런지 내 스스로 내 기억력을 믿지 못할 만큼 덤벙대기 때문이다. 14시가 되어 떨리는 손으로 알코올솜으로 슥- 슥-주삿바늘을 펜에 꽂아 넣고, 주사액 안에 공기가 있는지도 확인했다. 처방받은 용량만큼 조정한 뒤 목표한 위치에 주사를 놓았다. 상상? 걱정? 했던 것보다 모든 것이 순식간에 끝나버렸다. 그런데 한 시간쯤 지나니.. 2024. 11. 11. 다낭성난소에 관한 짧은 글 내 나이대에 AMH가 11쯤 된다는 건, 쉽게 말하면 그동안 난소밖으로 배출되었어야 할 놈들이 제대로 나온 적이 없다는 걸 뜻한다. 배란유도제를 처방받기 직전에 초음파를 찍어본 적이 있었다. 그때의 결과를 떠올려 보자면, 몽글몽글한 난자들 여러 개가 마치 포도송이처럼 매달려 있었다. 그때 확신했다. 아, 다낭성난소가 확실하구나. 아마도 그 난자들은 다 성숙되지 못한 채 나온 놈들이겠지. 난자 없는 난포들일 가능성도 있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니 AMH수치가 높다, 즉 내 몸에 아직도 배출될 난자들이 부지기수로 많이 남아있다는 뜻 아니겠는가. 정황상 다낭성난소인 건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일차적으로 생리주기가 불규칙적이다. 비록 그 주기가 얼추 30일에 맞춰져 있긴 하지만, 간혹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생기면.. 2024. 11. 10. 시험관 시작하다_240921 구국의 결단을 마치고서, 휴직 결재는 순식간에 승인되었다. 내 마음 같아서는 휴직에 들어가기 직전이라도 시작할 수 있으면 시작하고 싶었다. 하지만 담당의의 생각은 좀 다른 듯했다. 일단 스케줄 근무를 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일과 시험관을 병행하기 쉽지 않으리라는 의견이었다. 그리고 당시 나는 시험관 과정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그때로 돌아간다면 절대 이런 마음을 먹지 않았으리라.어쨌든 조급한 마음을 조금 진정시키고, 시험관은 휴직에 들어간 후 진행하기로 하였다. 사실상 7, 8월은 과배란유도제(페마라)를 처방받아 자연임신을 시도하는 시기가 되었다. 지난 번 병원에 방문했을 때는 난포 크기를 보고 배란주사(IVF)를 맞기로 했었는데, 막상 초음파 결과 상으로 난포 성장이 더딘 바람에.. 2024. 11. 9. 이전 1 ··· 4 5 6 7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