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정도 시간 맞춰 주사를 놓으니 그럭저럭 익숙해진 것 같았다.
오늘은 병원에 방문해야 하는 날이라 예약된 시간 30분 전쯤 병원에 도착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 속에서 초음파를 찍기 위해 대기했다. 20분쯤 흘렀을까. 나는 어느 순간 검사실 의자에 올라가 앉아있었다. 두근두근했다.
머리 위로 보이는 TV속에서 자글자글하게 난포들이 보였다. 순식간에 지나가버려 나는 그 숫자를 세지도 못하고 있는데 옆에서 담당선생님이 조용히 읊조리며 빠른 속도로 숫자를 세고 있었다. 하나 둘 셋 넷 … 열 몇개 쯤 자라난 난자의 개수를 듣고, 검사실에서 나왔다. 함께 와 준 짝꿍에게 검사결과를 덤덤하게 알려주고 나니 괜히 쫄렸다. 굉장히 다행스러운 결과였는데, 굉장히 다행스러워서 걱정이 되었달까.
20분쯤 더 기다린 후 만난 담당의는 내 컨디션을 물었다. 처방받은 약이 잘 들어 난자들이 잘 자라고 있다고 말해주었다.
그러면서 나흘만 더 맞자고 했다. 근데 이제 주사 하나를 더 곁들인 … 가니레버가 추가되었다. 배란을 억제해 주는 주사란 다. 열심히 일 시켜놓고 더 일을 하지 말라니… 약간 모순적인 상황이긴 해도 어쩌랴. 짝꿍과 나는 시험관을 시작하기로 마음먹고, 난임병원과 담당의에게 몸을 맡긴 이상 뒤도 안 돌아보고 하라는 대로 착실하게 하기로 했었다. 그러니 뭘 더 물을 것도, 뭘 더 의아해할 것도 없었다. "네 알겠습니다-"
그 후에 병원에 한 번 더 방문하면, 난자채취 일정이 잡힐 거였다. 대략적인 향후 일정을 듣고 나니 오늘 초음파 검사하며 난자 개수를 들을 때보다 더 마음이 쫄리기 시작했다. 이제 정말로 코앞으로 다가왔다. 짝꿍도 쫄리기 시작한단다. 그래도 저녁에는 오리를 구워 먹어야지.
집에 가기 전 병원에서 주사를 맞았다. 오늘 병원에 오지 않았다면, 집에서 맞았어야 할 고날에프 1일치와 추가된 가니레버. 내 몸에 내가 직접 놓을 때는 조심조심 놔서 그런가 시간이 조금 걸렸더랬다. 웬걸 간호사는 순식간에 주사를 놓는 것이 아닌가 ㅋㅋㅋ 눈 깜짝할 사이에 배 양쪽에 주삿바늘 자국이 뿅뿅하고 나버렸다.
그리고 주사 … 특히 가니레버가 맞자마자 찡하며 가렵고 아팠다. 계속 이렇게 아파야 하나 싶고 …
주사까지 맞은 후 난자채취와 이식에 앞서 몇 가지 설명을 듣고 동의서에 서명을 해야 했다. 배아 상태에 따라 몇 가지 보조 적인 시술이 추가될 수도 있다는 것, 보건복지부에서 정한 가이드에 따라 나이와 배아 상태에 따른 이식가능한 배아 개수가 다르다는 것, 배아 채취 시 발생할 수 있는 응급상황 등 몇 가지를 듣고 사인했다. 마침 짝꿍과 같이 있었으므로 설명을 같이 들을 수 있어 다행이었다.
배아 이식에 가이드라인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가이드는 아래 표와 같다. 2015년 10월부터 적용된 가이드라인이라고 한다. 난자와 정자를 수정시킨 배아를 인공적으로 배양시키는데, 산모의 건강상태(난소 상태 등)와 나이 등을 고려하여 3일 배양할 지 5일 배양할 지를 결정하는 것 같다. 그리고 여성의 나이에 따라 이식할 수 있는 배아의 개수 가이드라인이 아래와 같다.
연령 | 2~3일 배양 후 | 5~6일 배양 후 |
35세 미만 | 2개 | 1개 |
35세 이상 | 3개 | 2개 |
본의 아니게 조금조금씩 공부하는 중
3일 배양과 5일 배양된 배아의 차이점에 관해서는 아래의 글을 더 참조.
1) https://www.k-health.com/news/articleView.html?idxno=71315
2) https://blog.naver.com/bundangwoman/222744326186
<요약>
- 처방약: 고날에프 총 900IU / 가니레버 0.25mg × 4ea (실온보관)
- 처방내용: 오전 중 고날에프 225IU씩, 가니레버 0.25mg (1ea)씩 주사
- 금일 진료비
- 본인부담금: 101,000
- 공단부담금: 235,749 - 제출서류 : 가족관계증명서, 짝꿍과 내 신분증 사본 각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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