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스케줄이 이상하다
최근 헬스앱에 약 관련 카테고리가 추가되었는데 매일 시간에 맞추어 흡입제를 흡입해야 하는 내 입장에서는 굉장히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12월 9일부터는 프로기노바를 먹을 시간도 세팅했다. 하루 3회, 8시간 간격을 맞추어 오전 8시, 16시, 00시로 기준을 잡고 알람을 세팅했다. 시간을 잘 맞춰, 잊지 않고 약을 먹을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되었다.
분명한 건, 여기까지는 할만하다는 것이다.
주사제가 담긴 쇼핑백을 받고 할 말을 잃었다. A4사이즈 용지가 충분히 들어가는 크기의 쇼핑백이 주사기와 약으로 차 있었다. 병원 밖 약국에서 질정제와 아스피린을 구매하고 집어넣으니, 더 이상의 물건을 집어넣을 수 없을 만큼 꽉 찼었다. 부피가...
이 약들을 모두 받아 집으로 돌아온 후 차근차근 정리해보았다. 22일이 되어서는 몇 가지 약물이 추가되었기에 때를 맞춰 잊지 않고 챙겨 먹으려면 이 작업이 필수였다.
아침에 일어나서 잠드는 것, 식사를 챙기는 것 등을 고려해서 스케줄을 짰다. 그랬더니 아래의 이상한 것이 나왔다.
08:00 프로기노바 1정, 예나트론 질정제 삽입 및 10~15분간 휴식
08:30 프롤루텍스 주사
10:00 콤포나콤팩트에어 흡입 (천식)
16:00 프로기노바 1정 투약
20:00 예나트론 질정제 삽입 및 10~15분간 휴식
20:30 프롤루텍스 주사
22:00 콤포나콤팩트에어 흡입
24:00 프로기노바 1정 투약
+ 식후 아스피린 1정..
정리해놓고 보니 생경하다. 이제까지 계획표를 짜서 그대로 움직이는 생활을 해본 게 고등학생 때 이후로 처음이거니와 이렇게까지 루틴 하게 약을 챙겨 먹어본 적도 없다. 이 정도면 때에 맞춰 알람이 울려주지 않으면 챙겨 먹지 못할 스케줄이다.
사실 저녁 8시 반쯤에 주사를 놓고 22시에 알람이 울리길래 대체 무슨 알람이 울리는 건가 하고 놀랐다. 뭘 빼먹었나 싶어서. 이 지경에 다다랐다. 실제 아래 기록처럼 움직였다.
짝꿍이 한 마디 했다. "이쯤되면 약물중독인데(웃픔)"
천식 흡입제 흡입할 때마다 '약빤다'고 표현하는 나와 거기에 맞받아치는 짝꿍....
'난임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난임일기] 프롤루텍스 맞을 만하다_241223 (0) | 2024.12.23 |
---|---|
[난임일기] 배아 이식 날짜를 정했다_241217 (0) | 2024.12.23 |
[난임일기] 이식 준비 시작_241209 (3) | 2024.12.11 |
[난임일기] 생축이라고 하던데_241207 (0) | 2024.12.08 |
[난임일기] 병원 방문기_241122 (3) | 2024.1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