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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일기

[난임일기] 약 스케줄이 이상하다_241222

by ㅋiㅋ! 2024. 12. 24.

 

약 스케줄이 이상하다

 

최근 헬스앱에 약 관련 카테고리가 추가되었는데 매일 시간에 맞추어 흡입제를 흡입해야 하는 내 입장에서는 굉장히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12월 9일부터는 프로기노바를 먹을 시간도 세팅했다. 하루 3회, 8시간 간격을 맞추어 오전 8시, 16시, 00시로 기준을 잡고 알람을 세팅했다. 시간을 잘 맞춰, 잊지 않고 약을 먹을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되었다.

 

분명한 건, 여기까지는 할만하다는 것이다.

 

주사제가 담긴 쇼핑백을 받고 할 말을 잃었다. A4사이즈 용지가 충분히 들어가는 크기의 쇼핑백이 주사기와 약으로 차 있었다. 병원 밖 약국에서 질정제와 아스피린을 구매하고 집어넣으니, 더 이상의 물건을 집어넣을 수 없을 만큼 꽉 찼었다. 부피가...

 

이 약들을 모두 받아 집으로 돌아온 후 차근차근 정리해보았다. 22일이 되어서는 몇 가지 약물이 추가되었기에 때를 맞춰 잊지 않고 챙겨 먹으려면 이 작업이 필수였다.

아침에 일어나서 잠드는 것, 식사를 챙기는 것 등을 고려해서 스케줄을 짰다. 그랬더니 아래의 이상한 것이 나왔다.

 

08:00  프로기노바 1정, 예나트론 질정제 삽입 및 10~15분간 휴식

08:30  프롤루텍스 주사

10:00  콤포나콤팩트에어 흡입 (천식) 

16:00  프로기노바 1정 투약

20:00  예나트론 질정제 삽입 및 10~15분간 휴식

20:30  프롤루텍스 주사

22:00  콤포나콤팩트에어 흡입

24:00  프로기노바 1정 투약

+ 식후 아스피린 1정..

 

정리해놓고 보니 생경하다. 이제까지 계획표를 짜서 그대로 움직이는 생활을 해본 게 고등학생 때 이후로 처음이거니와 이렇게까지 루틴 하게 약을 챙겨 먹어본 적도 없다. 이 정도면 때에 맞춰 알람이 울려주지 않으면 챙겨 먹지 못할 스케줄이다.

 

사실 저녁 8시 반쯤에 주사를 놓고 22시에 알람이 울리길래 대체 무슨 알람이 울리는 건가 하고 놀랐다. 뭘 빼먹었나 싶어서. 이 지경에 다다랐다. 실제 아래 기록처럼 움직였다. 

 

짝꿍이 한 마디 했다. "이쯤되면 약물중독인데(웃픔)"

천식 흡입제 흡입할 때마다 '약빤다'고 표현하는 나와 거기에 맞받아치는 짝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