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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일기

[임신일기] 금동이와 함께하는 11주, 12주

by ㅋiㅋ! 2025. 3. 20.

 

금동이와 함께하는 11주, 12주 

 

11, 12주 차 (2025. 02. 23 ~ 2025. 03. 09)

 

입덧증상들은 조금 사그라드는 느낌이었다. 나는 여전히 입덧약 한 알만으로 하루를 충분히 잘 지내고 있었으므로 입덧이 곧 사라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그러나 이건 단지 내 착각일 뿐이었다는 걸 깨닫는 건 단 하루면 충분했다. 병원에 가기 딱 이틀 전 그동안 먹어왔던 입덧약이 모두 소진되었다. 이틀쯤은 한 번 지내보자는 마음으로 입덧을 견뎌내 보기로 했다. 

 

소화가 전혀 되지 않기 시작했다. 마치 위장이 파업한 것 같았다. 전혀 움직임이 느껴지지 않았다.

명치 부근이 묵직하니 언친 느낌이었다. 이 느낌이 몇 분간 지속되고 나면 곧바로 화장실로 향해야만 했다.

양치를 하려고 입만 벌려도 구역질이 났다.

배가 조금 고픈 기세가 보이면 속이 메슥거리고 울렁거렸다. 그러다 또 화장실로 향했다.

임신 초기에 아침에 눈을 뜨고 빈 속인 채로 화장실에서 위액을 토해냈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강도는 훨씬 심했다.

 

이틀을 그렇게 보내고 나니 '입덧이 사라지기는 개뿔' 생각만 가득했다. 

 

 

니프티 검사를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지만, 병원에 가는 순간까지도 불안에 떨어야 했다.

금동이는 이제껏 나와 짝꿍을 걱정시킨 적이 없었지만, 행여나 기형아검사에서 뭐라도 나온다면? 하는 생각이 자꾸 온 머릿속을 지배했다. 

 

 

 

다행히도 목투명대 두께는 1.5mm, 콧대도 잘 자라고 있었고 큰 문제가 없었다. 

문제는 내 혈압.

안 그래도 병원에만 가면 높아지는 혈압이 그날은 150에 100을 찍었다. 누가봐도 고혈압.

나의 경우 가족력이 있어 가정용혈압계를 구비하고 가끔씩 쓰고 있는데 사실 병원 가기 전날에도 저녁에 혈압을 쟀다. 그때의 결과는 134 / 90 정도였고, 임신한 후 혈압이 조금 올라있는 상태였으므로 이를 의료진에 공유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아스피린이 처방되었다. 이제 한달 후에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데 그 기간 동안 혈압이 더 오르면 안되었으므로 아스피린이 처방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앞으로  혈압이 더 오르면 올랐지 떨어질 일은 없다는 담당의의 말을 듣고 가슴이 철렁했다. 금동이는 참 건강하다는데 영 마음이 찝찝하다. 

 

 

그 날 이후로 입덧약과 아스피린을 챙기기 시작했다. 아스피린을 먹기 시작하면서는 130 / 90 에서 차근차근 내려가 120대 후반 / 85~88 을 유지하고 있다. 일단 이대로만 갔으면 좋겠다. 

 

 

1차 기형아 검사 결과

 

병원에 다녀온 지 사흘 뒤, 문자 하나가 왔다. 

 

■ 검사명: Sequential Test 1차, PLGF

■ 결과 및 소견: 기형아 1차 검사 저위험군이며, 임신중독증 선별검사 결과 저위험군입니다. 

감사합니다. 

 

이 짤막한 문자 한 통이 뭐라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2차 검사 때도 잘 견뎌내보자꾸나, 금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