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아, 은동아 안녕? [1] - 5주차에서 6주차까지의 나날들
눈깜짝할새 1월이 지났다. 1월 첫 날 임신테스트기로 두 줄을 확인한 날부터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한달이었다. 지나보니 한 주 한 주가 빠르게 지났는데, 하루하루는 어찌 이리도 더디게 가는지.
5주차 (2025. 01. 12. ~ 1. 18.)
14일 병원에 가기 전까지 임신을 한 상태와 2차 피검 결과까지만 들은 상태였다. 그저 태몽때문에 혹시나 쌍둥이가 아닐까 하는 마음만 들었다. 1월 11일 정도부터 입덧같은 것이 시작되었다고 느꼈다. 그 후로 느낀 증상들은 아래와 같다.
증상1. 눈뜨자마자 숙취를 느꼈다.
증상2. 양치하려고 입을 벌리는 순간 구역질
증상3. 속이 비면, 울렁거렸다. 그래서 먹는 양이 줄었으나 빈도가 늘어났다.
증상4. 치킨, 기름 냄새를 못 맡았다.
그리고 14일에 처음, 초음파를 찍었다. 아기집과 난황낭을 확인하였는데 다태아였다. 생각보다 놀랐다. 내 뱃속에 아기집이 두 개라니? 태명은 금동이와 은동이다. 오래 전부터 짝꿍과 불러오던 애칭이다.
이와 함께 임신확인서를 받아왔다. 다태아에 체크표시가 된 임신확인서를.
임신확인서를 받고 한 사이트(미즈X톡)를 통해 바우처 신청했다. 삼성카드를 쓴 적이 없어 삼성으로 신청했다. 사은품은 받아봐야지. 태아 1명당 100만원이라 총 200만원을 받을 수 있었고, 카드발급도 신청한 지 이틀만에 받았다.
이 기간에 눈도 많이 오고, 날이 추워 보건소에는 곧장 가지 못했다. 임신확인서가 발급되고 이틀쯤 지나서야 보건소에 다녀왔다.
은평구를 주소지로 두고 있어 은평구보건소로 향했다. 유산균과 엽산, 신생아손톱깎이세트를 선물로 받았다. 철분제는 16주가 되면 받으러 오라고 안내해주셨다. 보건소 가는 길에 자동차등록증과 가족관계증명서를 떼어 지참하였고, 자동차표지판까지 함께 받아올 수 있었다. 차가 짝꿍명의로 되어 있기 때문에 자동차등록증과 가족관계증명서가 필요했다.
일기에 따로 썼지만, 임산부뱃지를 받는 건 내 뱃속의 아이들이 세상과 사회와 처음 접촉하는 다리로 느껴졌다.
"내가 여기 있어요!"라는 아이들의 외침이다.
토요일에는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났다. 많은 축하를 받았으나 아무래도 버스타고 이동하는 길이 조금 힘들었나 싶다. 멀미가 나서 당분간 버스는 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한 서글서글한 남성분으로부터 자리를 배려받으니 가슴속에서 뭔가 울컥하는 일도 있었다.
6주차 (2025. 01. 19. ~ 01. 25.)
화요일에 다시 병원으로 향했다.
초음파를 찍을 땐 몰랐는데, 반짝반짝하고 심장이 뛰는 장면이 포착되었다 했다. 그리고 그 장면이 아주 잘 보인다는 코멘트도 써 있었다 했다.
입덧증상은 여전히 속이 비면 울렁거렸고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아졌다. 그리고 양치하려고 입을 벌리면 구역질이 났다. 아침에 느끼는 숙취는 없어졌지만, 매일 아침 구토를 하기 시작했다. 나올 게 없어서 위액만 나오는 그런 상황이 되었다.
빈속에 나타나는 울렁거림도 심해지다 구역질까지 가는 상황이라 입덧약을 처방받았다. 저녁에 두 알 먹어보고 입덧이 나아지지 않으면 조금씩 늘리라 했는데, 두 알 먹은 다음날은 아예 잠에서 깨지 못했다. 해서 이후로는 하루에 한 알만 먹는다. 덕분에 증상이 많이 나아졌다.
초음파로 본 아이들의 크기는 0.29cm와 0.18cm 였다. 들어도 들어도 믿을 수 없는 크기다. 조그만 생명체들이라니. 주수에 맞게 잘 크고 있다고 했다. 설 연휴때문에 그런지 몰라도 2주 후에 만나자고 했다.
하지만 2주 후에 만나자는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다.
다음날부터 출혈이 생겨났다. 그동안은 갈색빛 분비물이 나오긴 했지만, 붉은빛의 출혈이 시작되었다. 그 양도 점차 많아지더니 라이너를 1/4~1/3정도 적시는 수준까지 되어 결국 금요일인 24일에 병원으로 향했다. 지금껏 피고임도 없었던 터라 굉장히 걱정되는 상태였다. 괜찮아지겠지 하는 마음은 아무짝에 쓸모가 없었다.
나흘만에 만난 아이들이었지만 크기가 두 배 정도 차이가 났다. 0.73cm, 0.37cm.
심장소리를 들을 수는 있었지만, 영 불안했다. 한 아이의 심장소리는 124BPM이었으나, 다른 아이의 것은 100 BPM정도였다.
출혈양이 많아 타이유 2cc가 처방되었다. 다 괜찮으니 출혈양만이라도 잡혔으면 좋겠다 싶었다. 그리고 다행히 그 날 저녁부터는 출혈양은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래도 설연휴는 꼼짝없이 집에서 누워있어야 할 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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