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 결과 확인
날이 흐렸다. 그래서인지 몸도 같이 찌뿌둥했다.
최근에는 억지로 바깥을 나서지 않으면, 병원에 가는 일이 유일한 외출이 되어버렸다.
담당의를 만나는 시간은 고작 3분 남짓한 시간인데 그 짧은 시간을 위해 멀리서 오는 사람들의 마음을 짐짓 유추해 본다.
역시나 예약된 시간보다 30분 쯤 일찍 도착했다.
오늘은 어찌된 일인지 대기인원 수가 매우 적었고, 덕분에 내 차례가 금방 다가왔다.
"선생님, 천식환자가 되어버렸어요."
내 근황과 흡입기를 사용 중이라는 이야기를 공유했다.
'성인이 되면 천식은 잘 안 걸린다는데… 진짜 천식이래요?' 하는 담당의의 말에 '진짜 천식이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저도…' 라고 밖에 대답할 수 없는 나. 환절기가 되면 매번 이렇게 고생하겠지 하는 생각만 들었다.
담당의가 자궁경 결과를 보여주었다. 나팔관으로 향하는 구멍은 깔끔했다. 중간에 사슴 뿔처럼 뾰족하게 툭 튀어나온 용종이 하나 있었고, 내막 벽에 불긋한 상처같은 것들이 조금씩 보였다. 또 그 앞으로 살짝 부은 것처럼 튀어나온 부위가 넓게 펼쳐져 있었는데 표면이 마치 딸기처럼 하얀좁쌀같이 생긴 것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조직검사도 보내서 확인해봤는데, 염증이예요. 심하진 않은데 만성이어서 이런 모양을 띄고 있네요."
2주 정도 항생제를 먹으면 다 나을 거라고 했다. 그리고 생리하게 되면, 그때는 이식 준비하자고.
약 처방 얘기를 들었을 때는 '또 약이야?' 싶었다. 10월 내내 단 한 순간도 약을 안 먹은 적이 없었으니까. 너무 지겨웠다. 그래도 이식을 준비하자는 말에 다시 마음을 가다듬었다. 좋은 컨디션을 만들기 위함이니까 괜찮다고.
다시 생리가 기다려지는 시기가 왔다.
<요약>
1. 처방: 항생제 2주 / 생리 시작 후 2~3일 경 방문
2. 비용
- 본인부담금: 3,700 (+ 20,000: 실비청구용 진단서 발급)
- 공단부담금: 8,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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